나의 이야기

비, 웅덩이, 그리고 내 모습

바보천사 2024. 7. 18. 07:16

우산을 써도 허리 아래로는 비가 들이치는 정도,..
조금이라도 더 젖지 않겠다고, 바닥에 물이 더 고인곳을 피해 걸으려 애쓰는 내 모습이, 참 바보 같다.. 그러지 않아도 젖는것은 같을텐데..

버스 승강장에서 내려 지하철역까지 가는 십수미터의 도심 보도블럭길에 물이 고였다 한들, 흙탕물도 아니고 깊은 웅덩이가 아닌 1센치나 될까 싶은데..

지속되는것이 아니고, 잠깐이면 끝날...
덜 젖거나 더 젖는다 한들, 그 차이를 내가 잘 느끼지도 못할거고.. 또, 지하철을 타고 가다보면..사무실로 들어가서 하루를 보내다보면,... 자연스레 마를 것을...

난, 도대체 어떤것을 위해, 그 짧은시간을, 흙탕물도 아닌 것을, 금새 말라버릴 것을 피하기 위해 이토록 노력하는지.., 그냥 신경쓰지 않고 좀 편한 마음으로 걸어도 괜찮은데, 다를것이 크게 없는데..... 시간을 믿고 잠시 흘러가도 괜찮은데...

마치 이 순간의 내 모습이, 이 순간이 아닌 최근의 나인것 같아, 참 바보스럽고 한심하고,... 또 안쓰럽다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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